전체 글24 어디서든 잘 자라는 우리들의 이름: <미나리>가 증명한 생존의 언어(국적 논란, 아카데미 전망, 이민사) 영화 '미나리'는 정이삭 감독의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1980년대 미국 아칸소주에 정착한 한국계 이민 가족의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윤여정 배우의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수상으로 더욱 주목받은 이 작품은 단순한 가족 드라마를 넘어 한국 이민사와 정체성, 그리고 보편적인 인간의 생존 투쟁을 담아냅니다. 이 글에서는 영화평론가 이동진의 분석을 토대로 미나리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제공합니다.미나리의 국적 논란과 정체성미나리는 한국 영화일까요, 미국 영화일까요? 이 질문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외국어영화상 수상 논란을 일으키며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습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미나리는 미국 영화입니다. 영화의 국적을 판단하는 기준은 일반적으로 제작사의 국적입니다. 미나리는 브래드 피트가 운영하는 플랜B가 .. 2026. 2. 12. 거짓된 마법사를 무너뜨린 녹색 피부의 진실: <위키드>가 쓴 저항의 연대기(춤의 의미, 선택의 갈림길, 오즈의 정체) 뮤지컬 영화 '위키드'는 단순한 판타지를 넘어 사회적 차별과 정의, 그리고 개인의 선택이라는 무거운 주제를 다룹니다. 녹색 피부의 엘파바와 완벽한 외모의 글린다, 두 인물의 우정과 갈등은 단순한 감정선이 아닌 실존적 신념의 충돌입니다. 오늘은 영화 속 숨겨진 디테일과 인물들의 행동이 담고 있는 깊은 의미를 분석하며, 이들의 선택이 어떻게 오즈 세계의 운명을 바꾸었는지 살펴보겠습니다.엘파바의 춤이 가진 진짜 의미클럽 파티 장면에서 엘파바는 글린다의 함정에 빠져 모두의 웃음거리가 됩니다. 이상한 모자를 쓰고 홀로 춤을 추는 그녀의 모습은 언뜻 보면 굴욕적인 순간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이 장면은 엘파바라는 캐릭터의 본질을 보여주는 가장 중요한 순간입니다.엘파바는 어린 시절부터 자존심이 강한 인물이었습니다. 동.. 2026. 2. 12. 하늘의 신을 거부하고 땅의 볕을 마주하다: <밀양>의 영혼 로드무비(영혼의 여정, 햇빛의 의미, 거울과 유리창) 이동진 평론가가 21세기 최고의 한국 영화로 꼽은 작품 밀양은 단순한 비극의 서사를 넘어 한 여성이 허구의 삶을 걷어내고 온전한 자기 자신에게 도달하는 고통스러운 영혼의 여정을 그립니다. 남편을 잃고 아들마저 유괴 살해당한 신애가 종교적 구원을 거부하고 스스로의 거울 앞에 서기까지, 이 영화는 유리창과 거울, 햇빛이라는 시각적 모티브를 통해 실존적 질문을 던집니다. 신이 마련한 화해가 아닌, 누추한 현실 속 구체적인 사랑이야말로 진정한 구원임을 역설하는 이 작품의 깊이를 함께 탐색해 보겠습니다.밀양으로 떠나는 영혼의 여정과 신애의 출발점영화 밀양은 남편을 교통사고로 잃은 신애가 아들 준과 함께 밀양으로 이주하는 장면에서 시작됩니다. 차가 고장 나 갓길에 서서 자신의 위치를 설명하지 못하는 첫 장면은, 신.. 2026. 2. 12. 죽음조차 연체된 우주의 프롤레타리아: <미키 17>이 쏜 자본주의 비판(봉준호 각색, 계급 풍자, 할리우드 SF) 봉준호 감독의 신작 '미키 세븐틴'이 드디어 개봉했습니다. 에드워드 애쉬의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하되, 감독 특유의 계급 비판과 냉소적 유머를 극대화한 이 영화는 1억 5천만 달러가 투입된 할리우드 SF 블록버스터입니다. 하지만 그 겉모습과 달리, 속은 철저히 한국적 각본의 맛이 살아있는 독특한 작품입니다. 로튼 토마토 88%, 메타스코어 75점을 기록하며 평단의 우호적 평가를 받고 있지만, 대중적 기대치와의 충돌 가능성도 함께 예고되고 있습니다.봉준호식 각색: 원작을 넘어선 독자적 세계관'미키 세븐틴'은 원작 '미키 세븐'에서 상당한 각색이 이루어진 작품입니다. 가장 큰 변화는 익스펜더블(Expendable)이라는 소모품 인격체의 개념입니다. 원작에서는 복제 인간도 하나의 인격체로 인정받았지만, 영화에.. 2026. 2. 11. 문턱을 넘지 못한 소파, 스스로 집이 된 여자: <만약에 우리>가 그린 이별의 인문학(가난과 이별, 소파 상징, 성장의 의미) 2024년 비 내린 호치민에서 한국행 비행기를 탄 정원과 은호가 재회하며 시작되는 이 이야기는, 끝난 사랑을 되돌아보며 그 시간의 의미를 재해석하는 여정을 그립니다. 태풍 캐슬린으로 인해 운항이 취소되고 같은 호텔 방을 쓰게 된 두 사람은, 흑백으로 물든 현재와 색으로 가득했던 과거를 오가며 자신들의 사랑이 남긴 의미를 돌아봅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단순한 이별의 슬픔을 넘어, 가난이라는 현실과 꿈, 그리고 진정한 성장이 무엇인지를 질문합니다.가난과 이별: 현실이 사랑을 갉아먹는 과정2008년 여름, 서울에서 대학을 다니던 정원과 은호는 산사태로 막힌 길에서 우연히 만나 인연을 시작합니다. 보육원에서 자란 정원에게 은호의 아버지가 건네는 '밥 먹고 가라'는 말과 낙지탕탕이는 평생 찾아 헤맨 집 그 자체였습.. 2026. 2. 11. 안개 낀 수상 시장에서 찾은 소수자의 얼굴: <주토피아 2>의 우아한 확장(파트너십, 세계관 확장, 기술력) 디즈니가 8년 만에 내놓은 주토피아 2는 많은 팬들의 기대와 우려 속에서 개봉했습니다. 1편이 보여준 완성도 높은 동물 의인화 세계관과 날카로운 사회 비평을 과연 속편도 유지할 수 있을지, 혹은 상업적 계산에 치우쳐 본질을 잃지는 않았을지에 대한 걱정이 컸습니다. 하지만 주토피아 2는 초반 20분 만에 이러한 우려를 잠재우며 전작의 정체성을 지키면서도 새로운 이야기를 펼쳐내는 데 성공했습니다.닉과 주디의 파트너십, 로맨스 대신 신뢰를 선택하다주토피아 2가 가장 현명하게 선택한 지점은 바로 닉과 주디의 관계 설정입니다. 당연하게도 1의 엔딩처럼 닉과 주디는 커플로써 2에서 스토리가 이어질 거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많은 팬들이 우려했던 억지 로맨스 전개 대신, 영화는 산전수전 다 겪은 경찰 파트너로서의 단.. 2026. 2. 11. 이전 1 2 3 4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