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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욱 어쩔수가없다 (이병헌 연기, 실직 스릴러, 원작 비교)

by woozoo100 2026. 2. 5.

박찬욱 감독의 신작 '어쩔 수가 없다'가 개봉을 앞두고 국내외 영화계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도널드 웨스트레이크의 소설 'The Ax'를 원작으로, 17년간의 집념 끝에 완성된 작품입니다. 평범한 중산층 가장이 실직 후 재취업을 위해 경쟁자들을 제거해 나가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한국 사회의 고용 불안과 부동산 집착이라는 현실적 공포를 섬뜩하게 담아냅니다. 최근에 본 영화 중에서 가장 현실적인 영화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영화 어쩔수가없다 대표 포스터

이병헌 연기로 완성된 평범한 괴물의 탄생

25년간 제지 회사 생산라인 감독으로 근무하던 유만수는 어느 날 갑작스러운 해고 통보를 받습니다. 사랑스러운 아내 미리와 두 아이를 둔 그는 멋진 내 집에서 안정적인 중산층의 삶을 누리던 평범한 가장이었습니다. 이병헌이 연기하는 만수 캐릭터는 처음에는 재취업을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지만, 1년 넘게 마트에서 일하며 면접장을 전전해야 하는 현실에 직면합니다.

만수에게 집은 단순한 주거 공간이 아닙니다. 어린 시절 사업에 실패한 아버지가 일찍 돌아가시면서 평균 열 달마다 이사를 가야 했던 불행한 경험을 가진 그는, 자수성가하여 돈이 모이자마자 바로 집을 샀습니다. 폐허에 가까웠던 집을 아내 미리와 함께 깨끗하게 고쳐서 온실도 꾸미고 아이들을 위한 그네도 달았습니다. 하지만 퇴직금이 바닥나고 재취업이 안 되는 상황이 길어지자, 마지막 보금자리마저 빼앗길 수 있다는 냉정한 현실이 그를 극단으로 몰아갑니다.

무릎에 앉아 직접 넥타이를 매주는 손예진의 모습은 격려인지 압박인지 모를 부담감을 전달합니다. 절박한 상황에 다다른 만수는 잘 나가는 제지 회사를 찾아가지만, 최선출이라는 반장으로부터 거절당합니다. 이때 만수는 결심합니다. "나를 위한 자리가 없다면 내가 만들어서라도 취업에 성공하겠다"라고 말입니다. 이병헌의 섬세한 표정 연기는 평범한 가장이 점차 괴물로 변해가는 과정을 설득력 있게 보여줄 것으로 기대됩니다.

배우 캐릭터 특징
이병헌 유만수 25년 근속 제지회사 생산라인 감독, 실직 후 연쇄 살인 계획
손예진 미리 만수의 아내, 다재다능하고 밝은 성격, 후반부 강한 면모
차승원 고시조 제지회사 출신 실직자, 현재 매니저 근무
이성민 구범모 아날로그형 인간, 제지업계 베테랑

실직 스릴러로 재해석된 한국 사회의 민낯

만수는 치밀하면서도 극단적인 계획을 세웁니다. 자기보다 우위에 있는 핵심 경쟁자들을 제거하고, 마지막으로 최선출까지 제거하여 그 자리에 앉겠다는 것입니다. "어쩔 수가 없다"라며 스스로를 자위하고, 실직자 모임의 관리자도 "실직은 네 잘못이 아니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자기 합리화는 그를 더욱 깊은 범죄의 나락으로 빠뜨립니다.

차승원이 연기하는 고시조는 만수와 같이 제지 회사에서 실직하여 현재는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다른 곳에 취직이 되었지만 여전히 제지업계를 향한 열정만은 잃지 않고 있어, 그 역시 제거 대상이 됩니다. 처음에는 손을 가리고 총을 쏘는 어설픈 모습을 보이던 만수는, 점차 대담해지며 살인을 자연스러운 일처럼 받아들이게 됩니다.

이성민이 연기하는 구범모는 이력서를 타자기로 작성하고 음악은 LP만 고집하는 전형적인 아날로그형 인간입니다. 제지업계 베테랑인 그를 총으로 쏘는 순간, 그의 아내가 만수의 머리를 강하게 내리칩니다. 사투 끝에 총이 서랍장 밑으로 들어가고, 세 사람은 그것을 집으려 안간힘을 씁니다. 가까스로 그곳을 나온 만수는 완전 범죄를 위해 땅을 파고 작업용 앞치마를 두른 채 톱을 들지만, CCTV와 과학 수사가 이루어지는 현대 사회에서는 원작과 다른 결말을 맞이할 가능성이 큽니다.

한국 사회의 뿌리 깊은 부동산 집착과 고용 불안이라는 현실적 공포는 이 영화의 핵심 테마입니다. 평범한 중산층 가장이 자신의 보금자리와 가족을 지키기 위해 어디까지 타락할 수 있는지를 섬뜩하게 보여주며, "나도 저런 상황이라면 저렇게까지 될까"라는 불편한 질문을 던집니다. 박찬욱 감독 특유의 미장센으로 표현될 이 스릴러는, 비겁한 자기 합리화 속에 괴물이 되어가는 중산층의 민낯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평범한 가정이란 무엇일까 라는 생각이 드는 영화입니다.

원작 비교와 박찬욱 감독의 17년 집념

도널드 웨스트레이크가 1996년 출간한 소설 'The Ax'는 20년 전 프랑스 영화감독 코스타 가브라스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진 바 있습니다. 박찬욱 감독은 "이렇게까지 영화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든 작품은 없었다"며, 무려 17년 전부터 이 영화의 각본을 써왔다고 밝혔습니다. 원래 할리우드에서 영어 영화로 만들려고 했지만 투자가 무산되면서, 결국 한국 배우들과 한국 영화로 제작하게 되었습니다.

원작에서는 90년대 미국을 배경으로 제지업계 전문 잡지에 가짜 구인 광고를 내어 우편 사서함으로 많은 이력서를 받습니다. 이력서상에서 자신과 비슷하지만 스펙이 더 우위에 있는 사람을 최종적으로 선별하여, 한 명씩 찾아가 살해하는 연쇄 살인을 저지릅니다. 원작에서 주인공은 결국 경쟁자 여섯 명과 자신이 앉고자 하는 자리에 있던 관리자마저 모두 처리하고는 자신이 원하던 회사에 면접을 보러 갑니다.

하지만 영화에서는 시신을 수색하고 범죄의 도구인 총알이 발견되며 경찰이 출동하는 장면이 나옵니다. 현대 한국 사회의 맥락에 맞게 재해석된 결말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흥미로운 것은 만수가 한창 치밀한 살인 계획에 집중하는 사이, 아내 미리는 치과 의사 오진호와 바람이 난다는 점입니다. 아내의 외도 사실을 알게 된 만수는 미리와의 결혼 생활을 이어가기 위해 아내의 남자친구 역시 제거 대상에 넣습니다.

박찬욱 감독의 말처럼 미리 캐릭터는 후반부로 가면서 강하고 입체적인 면모를 짙게 보여준다고 합니다. 온실에서 서로를 안고 있는 부부의 모습은 서로의 비밀을 알게 된 듯 보이며, 마치 '아임 낫 데어'의 살인의 공조자가 된 아내처럼 만수의 계획에 차질이 생기거나 경찰에 발각될 때 극적인 도움을 줄 조력자가 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제지 회사의 원료로 쓰이는 나무가 베어져 나가 쓰러지듯, 평범하기 그지없던 중산층 가장도 쓰러집니다. 하트를 날리며 온 마음으로 가장을 지지하지만,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극복하기엔 역부족임을 보여줍니다.

개봉 전부터 베니스 국제 영화제를 비롯해 여러 국제 영화제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이 영화는, 분명 메이드 인 코리아로 만들어져야 했던 필연성을 증명하고 있습니다. 이병헌과 박찬욱의 만남만으로도 안 볼 수 없는 이 영화는, 블랙 코미디의 성격이 짙은 스릴러로서 한국 영화계에 또 하나의 걸작을 남길 것으로 기대됩니다.

'어쩔 수가 없다'는 단순히 실직자의 범죄를 다루는 영화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어쩔 수가 없다"는 비겁한 자기 합리화 속에서 우리 모두가 잠재적 괴물이 될 수 있다는 불편한 진실을 직시하게 만듭니다. 이병헌, 손예진, 차승원, 이성민 등 압도적인 배우들의 연기와 박찬욱 감독 특유의 연출이 만나 완성된 이 작품은,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을 예리하게 파헤치며 관객들에게 깊은 성찰을 요구할 것입니다.

 

 

[출처]

영상 제목/채널명: https://www.youtube.com/watch?v=_1yvvKVagh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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