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의 도쿄 근교는 생각보다 따뜻하고, 차분한 정취가 느껴지는 계절이에요. 도심에서 살짝 벗어나면 온천이 있는 산속 마을, 고즈넉한 사찰의 거리, 그리고 바다를 품은 항구도시가 이어집니다. 이번 글에서는 도쿄에서 당일 혹은 1박 2일로 즐길 수 있는 하코네–가마쿠라–요코하마 겨울 나들이 코스를 소개할게요. 한적한 분위기 속에서 따뜻한 여행의 여유를 느껴보세요.

1. 하코네 — 도쿄 근교의 겨울 온천 천국
도쿄역에서 로망스카 열차를 타고 약 1시간 반이면 도착하는 곳, 바로 하코네(Hakone) 입니다. 겨울의 하코네는 온천과 눈 풍경이 어우러져 ‘겨울 일본 여행’의 정석 같은 곳이에요. 가장 먼저 추천하는 장소는 하코네 유모토 온천 거리입니다. 거리 곳곳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고, 작은 노천탕과 기념품 가게가 이어져 있어 걷는 것만으로도 즐겁습니다. 하코네 유리의 숲 미술관은 특히 여성 여행자들에게 인기예요. 겨울 한정으로 눈꽃 조명과 반짝이는 유리 장식이 전시되어 있어서, 실내에서도 따뜻한 겨울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습니다. 온천욕은 ‘텐유’나 ‘하코네 고라 온천’을 추천드려요. 산자락에 자리한 노천탕에서 눈 내리는 풍경을 바라보면, 겨울이 주는 고요함이 온몸으로 스며듭니다. 저녁엔 유카타를 입고 료칸 정식을 즐기며 하루를 마무리해보세요. 온천과 따뜻한 식사가 어우러진 하루는 정말 금세 지나갑니다.
2. 가마쿠라 — 고요한 사찰의 겨울 정취
하코네에서 전철로 약 1시간, 다음 목적지는 바다와 전통이 공존하는 도시 가마쿠라(Kamakura) 입니다. 겨울의 가마쿠라는 관광객이 적어 조용하고, 그 덕분에 도시 본연의 매력을 제대로 느낄 수 있어요. 가장 먼저 들러야 할 곳은 가마쿠라 대불(고토쿠인) 입니다. 겨울의 차가운 공기 속에서도 묵직한 존재감이 느껴지고, 눈이 쌓인 날엔 더욱 신비롭게 보이죠. 그다음으로 추천하는 곳은 하세데라(長谷寺). 절 안에는 겨울에도 푸른 대나무숲과 작은 폭포가 있어, 걷는 동안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점심은 ‘가마쿠라 소바’로 따뜻하게 해결해보세요. 향긋한 국물과 메밀의 고소한 맛이 추운 겨울날에 딱 어울립니다. 조금 여유가 있다면 코마치 거리를 걸으며 쇼핑을 즐기세요. 일본식 전통 과자, 수공예품, 작은 찻집들이 줄지어 있어 천천히 구경하는 재미가 있습니다. 겨울의 가마쿠라는 번잡하지 않고, 오히려 여행자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곳이에요.
3. 요코하마 — 빛으로 물드는 항구의 겨울 밤
도쿄 근교 여행의 마지막은 낭만이 가득한 항구도시 요코하마(Yokohama) 입니다. 요코하마는 겨울이 되면 밤마다 도시 전체가 조명으로 반짝여요. 특히 미나토미라이 지역은 일루미네이션 명소로 유명합니다. 코스모월드 대관람차에 올라가면 바다와 도시의 불빛이 한눈에 펼쳐지고, 겨울바람이 살짝 차가워도 그만큼 더 설레는 기분이 듭니다. 요코하마 붉은벽돌 창고에서는 매년 겨울, 크리스마스 마켓이 열립니다. 따뜻한 글뤼바인(핫와인)을 마시며 쇼핑을 하거나, 노천 아이스링크에서 스케이팅을 즐길 수도 있어요. 저녁은 차이나타운(중화가) 에서 마무리해보세요. 김이 피어오르는 딤섬과 짬뽕 냄새가 골목을 가득 채우고, 여행의 피로가 한입마다 풀리는 기분이에요. 요코하마의 밤은 화려하지만 차분합니다. 도시의 불빛 아래서 걷다 보면, 어느새 겨울의 추위 대신 따뜻한 여운만 남게 되죠.
결론
도쿄에서 조금만 벗어나면 만날 수 있는 겨울의 세 도시, 하코네·가마쿠라·요코하마. 눈 내리는 산속 온천, 고즈넉한 절의 길, 그리고 바다 위의 불빛까지 — 각자의 색을 지닌 겨울 풍경이 하루하루를 특별하게 만들어줍니다. 짧은 일정이라도 충분히 힐링이 되는 도쿄 근교 여행, 이번 겨울엔 도심 밖으로 한 걸음 나가 따뜻한 일본의 겨울을 느껴보세요.